지난해 비트코인이 유독 힘들었던 이유, 그리고 올해를 바라보는 생각 비트코인은 지난 17년 동안 대부분의 기간에서 금이나 은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왔던 자산이다. 그래서인지 작년처럼 유독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 비트코인 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작년의 부진을 단순히 비트코인 자체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시장 전체의 자금 흐름, 특히 단기 유동성 문제를 이해해야 작년 상황이 조금 더 명확해진다.

2025년 코인 시장
작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돈이 안 도는 시장이었다. 겉으로 보면 달러도 많이 풀렸고, 통화량도 늘어났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쓸 수 있는 현금은 부족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정부가 단기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장기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건상 단기 국채 비중이 커지면서 시중의 단기 자금이 국채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결과 초단기 금리가 급등하고, 시장에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한 선택은 현금 확보였다. 그리고 주식, 채권, 금, 비트코인 중에서 가장 먼저 팔린 자산이 비트코인이었다.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다 보니, 현금이 필요할 때 우선적으로 정리 대상이 된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 늘어나는 이유
최근 들어 스테이블 코인 관련 지표가 다시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일종의 현금 역할을 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대부분 법정화폐 대신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비트코인이나 다른 코인을 매수한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시장에 있던 자금이 완전히 빠져나간 게 아니라, 일단 관망 모드로 대기 중이라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 예수금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아직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언제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돈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의 시장을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고, 잠시 쉬어가는 구간으로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올해와 작년의 분위기
올해는 작년과 비교하면 유동성 측면에서 조금 나은 환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다. 연준이 단기 자금 경색을 의식하면서 레포 시장을 상시 운영하고 있고, 은행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신용 공급 여건도 점진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상반기보다는 2분기 이후로 갈수록 유동성 환경이 작년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은 항상 유동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온 자산이다. 작년에 가장 먼저 팔렸던 것처럼, 반대로 시장에 여유 자금이 생기면 다시 가장 먼저 주목받을 가능성도 크다. 정리하며 작년 비트코인의 부진은 단순한 인기 하락이나 신뢰 붕괴라기보다는, 현금이 부족했던 시장 환경의 결과에 가까웠다. 그래서 올해를 바라볼 때도 가격만 보기보다는 자금 흐름과 유동성 변화를 함께 보는 게 중요해 보인다. 당장 큰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작년과는 다른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